하늘바람 내려와
권 순 애
산정호수보다 더 높은 곳에
민들레꽃 방긋방긋
할미꽃은 빙그레
노랑나비 나풀나풀 길 안내하고
큰눈이 작은눈이 꼬리쳐 반겨주는 교회 있지요
마당가에 키 작은 나무들도 한껏 뽐내며
명성산 꼭대기 미끄럼틀 삼아
하늘바람 내려앉는 산정교회랍니다
몇 달에 한번 링거바늘 떼어내는 하루를 맞아
난생 처음 보는 성도를
반가이 맞아주시는 목사님이 계신 곳
바다에 가고픈 아이 되어
바다가 달려와 줄 그 날을 기다리니
큰 덩치의 사람이 목사님을 번쩍 들어
바다구경 시켜드리면 좋을텐데
당신의 임종예배 두 번 드림에도
아직 건재하심은
하나님께서 그 분 향한 사랑이 남다름이라
목사님! 하늘 바람 쐬시고
한밤에도 뼈 속까지 파고드는 고통 이겨내시고
꽃보다 아름다운 사모님의 사랑으로
축복의 강물 넘쳐
더없이 기쁘게 흐르시길 기도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