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녀는 23
-그녀의 뜰에는
권 순 애
오늘 꽃비가 가득 내릴 것 같지 않니
찬 겨울이 너무 길어
꽃향기 흐르는 곳으로 떠나보고 싶지 않니
그 곳으로 가보자
이천 모가면 산내리에 가면
언제라도 버선발로 뛰어나올 것 같은
속정 깊은 그녀가 산다
산길 굽이굽이 돌아
다소곳이 내려앉은 정겨운 시골집에는
사람향기 나는 그녀가 산다
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
낯선 이들 민망하지 않게 맞아주던
뽀얀 마음이 너무 예뻐서
단번에 좋아하게 되어버린 그녀
사내아이들 셋 기르며
부지런히 바빴을 삶속에도
주름살 없는 신기한 그녀
바지런한 손길에는
사랑이 한소끔
그녀의 뜰 안은 한창 봄이다
섬진강가 매화 밭에 가득하던
매화꽃향기가
그녀에게서 짙게 배어 나온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