축복의 시간
-교회 김장하던 날
권 순 애
쌀쌀한 아침
교회 지하주차장은
김치공장으로 변하고
하루 꼬박 절여진 배추가
깨끗이 씻겨 져 노란 속을 보일 때
무채는 곱게 쳐져
갖은 양념에 사랑을 더하여
빨간 꽃물이 들지요
속 쌈 싸서
먹여주는 다정한 손맛도 일품이라
배추 뽑고 다듬어
소금에 절여 물 잘빠지게 씻어 올린 후
맛 나는 양념 발라 김치가 되듯
힘들어서 팔이 잘 올라가지 않아도
허리가 뻐근해도
주님 주신 사랑으로 버무렸으니
축복의 시간
맛나게 먹을 때 마다
주님의 사랑 기억해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