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녀는 11
-등나무꽃향기 날릴 때
권 순 애
초록을 담아 흐르는 북한강의 어느 하루
푸르름이 좋아
입으로 감탄을 빼어내고
눈으론 사진을 찍는다
등나무꽃이 포도송이 되어
꽃향기를 날려줄 때
오래된 친구처럼
마주 올라간 등나무줄기를 바라보며
그녀를 조용히 기억해본다
주님을 바라며
아니요 소리 못하며
순종하는 그녀에게선
주님의 향기가 끝이 없다
굳세게 보이지만
바람의 움직임에도
눈물 흘릴 줄 아는
참 아름다운 그녀이기에
주님께선
고운마음도 주시고
순종의 마음도 더하셨으리라
사계절 지나는 북한강가에
그녀와 함께 찾아와
차 한 잔으로 나누던 이야기는
때론 나뭇잎배가 되어 흘러가고
때론 메타쉐콰이어나무 꼭대기로
바람을 타고 올라가기도 한다
소리 없이 흐르는 그녀의 강에
꽃이 피었다
말갛게 피어난 꽃송이를 품고
집으로 돌아가는
그녀의 뒷모습은 사랑이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