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랑을 위한 서시 6
-님의 노래
권 순 애
긴 세월
한 길 향해 무던히도 올곧게 살아온 시간 위에
이제는 자식보다 작아 진 키 바라보며
아버지의 시간을 세웠습니다
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삶 속에
내일을 향한 님의 맘은
그 옛날 꽃 담 아래서
그댈 부르던 붓꽃이 되었습니다
기억 저 너머의 세대를 지나
아름다이 짝 지워준 하늘 사랑을 만나
부모 되어 작은 터전 가꾼 나날들
어린 삼남매
도란도란 노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
행복이라 이름 짓고
물도 주며 꽃밭을 가꾸셨죠
어느 날 돌아 본 길 위에서
우뚝 자란 자식들 보며
님의 삶에 피워 논 꽃들이라 생각하셨죠
하나 둘 셋 여윌 때마다
서운했던 가슴도 삭혀냈더니
어여쁜 손주 바람에
님의 삶에 기쁨이라 노래하셨죠
그저 자식만을 생각하느라
님의 시간은 간데없는데
돌아보니 긴 기차여행을 닮아있었죠
우리 나이 드는 것 아쉽다 하느라
님의 나이 진주 빛이 되는 줄도 몰랐습니다
때도 없이 숨소리를 가쁘게 하는
고약한 천식이 힘들게 해도
친구처럼 여기며 살아가세요
님이 씨 뿌리고 가꿔놓은 꽃들이
고운 향기 전해주며 힘 드릴 테니까요
님의 삶에 결실되어 조용히 답해드릴게요
오래사세요
하나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