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 고향 봉화 2
-이끼꽃과 할미꽃
권 순 애
찬바람이 가시지 않은
봉화군 상운면 머름골 골짜기엔
봄볕을 업은 할아버지 산소가 있다
백년도 아닌 세월 살다 가신 그림자는
울 아버지 거친 손바닥에 드리워져
술 드신 날이면
할아버지 그리며 눈물 짜내셨고
세월은 가고 할아버지 된 울 아버지는
여전히 부모님 품 그리운 아이가 되어
고향 산을 오른다
할아버지 산소위에 가득 핀 빨간 이끼 꽃은
먼 길 온 아들을 위로하는 아버지의 꽃이 되고
울 아버지 세 살 먹던 해
돌아가신 할머니의 산소위에
피어난 할미꽃은
엄마의 미소가 되어준다
눈물 많은 울 아버지
사랑이 많은 울 엄마 만나 살아온 길
고향 가는 길 함께 가듯
여생을 아름다이 살아지시길
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