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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배당의 벚꽃나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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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고향 봉화

  • 관리자
  • 조회 : 172
  • 2021.07.18 오전 11:34

 내 고향 봉화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권 순 애

 

 

기억너머 고개를 넘으니

아버지 손잡고 할머니 댁 가던 길이 열린다

차가워진 바람 땜에 옷깃을 여미고

조용히 머름골로 오를 때

할아버지께서 세워 놓으신

커다란 바위의 반가운 글씨는

어릴 적 산 처럼 크던 바위는 아니었다

남편 손 마주잡고 즐거워하며 길을 간다

아버지 세 살 먹던 삼월 십칠일 돌아가신

할머니의 무덤 앞에서

울 아버지 고단했던 삶을 돌아보며

살아계심에 기쁜 맘이 되었고

이해 못 할 일 없음에 감사한 맘이 되었다

다 오른 머름골엔

찬바람이 산을 쓸고 내려온다

사라진 것들에는 여운이 남는 것

새어머니 구박에 한쪽 귀 먹은

울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

눈물이 핑 돌다 주저앉는다

울 아버지 화통 삶아 드신 목소리

듣기 싫다 말아야지

내 고향 경북 봉화군 상운면 가곡리 머름골

깊어가는 가을 속에는

아버지의 어린 날이 묻혀있었다

 

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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